많은 사람들이 강릉을 ‘여행지’로만 기억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강릉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실제 생활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삶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강릉으로 이주하면서, 이 도시는 새로운 형태의 정착지로 변화하고 있다. 강릉은 카페거리와 바다로 유명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도시의 인프라와 지방의 여유가 절묘하게 섞인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글은 강릉으로 이주해 정착한 사람들의 실제 생활을 바탕으로, 주거비, 생활비, 교통, 일자리, 인간관계 등 현실적인 요소를 분석하고자 한다. 단순한 감상이나 홍보가 아니라, ‘이곳에서 살아보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생생한 정보를 전하는 데 목적이 있다.

1. 강릉의 첫인상 — 여행지에서 생활 도시로
강릉에 정착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처음엔 여행 기분이었지만, 금세 생활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관광객으로 잠깐 머물 때는 느끼지 못했던 생활의 무게감이 존재한다. 도시의 중심부인 교동과 홍제동은 편의시설이 많아 생활에 불편함이 없지만,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버스 배차 간격이 길고, 택시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 즉, 강릉은 ‘소도시의 여유’와 ‘불편함’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이 점을 미리 인식하고 정착을 준비한 사람일수록 적응 속도가 빠르다.
2. 주거비와 생활비 — 서울의 절반으로도 충분한 도시
2025년 기준으로, 강릉의 평균 원룸 임대료는 보증금 500만 원~1,000만 원 / 월세 40만 원 내외다. 전세의 경우 5,000만~1억 원 수준이며, 신축 오피스텔은 약간 더 비싸다. 생활비를 포함한 월 평균 지출은 약 80만~100만 원 정도로, 서울 대비 절반 이하의 수준이다. 다만, 외식비는 관광객이 많은 지역에서는 다소 높게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정착민들은 직접 요리와 현지 시장 이용을 병행하며 생활비를 절약한다. 강릉 중앙시장, 주문진 수산시장 등 지역 시장이 생활의 중심이 된다.
3. 일자리와 근무 형태 — 프리랜서와 원격 근무자에게 유리
강릉에 새로 이주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프리랜서나 원격 근무자다. 최근 몇 년 사이 강릉에는 ‘워케이션(Workation)’ 개념이 확산되며, 노트북 하나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빠르게 조성됐다. 카페형 코워킹 스페이스가 교동, 포남동, 강릉역 인근에 잇따라 생기면서
재택근무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 반면, 오프라인 기반의 일자리는 여전히 관광업과 요식업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강릉에서의 정착은 ‘직업의 형태’보다 ‘일의 방식’이 중요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4. 생활 인프라와 지역 문화
강릉은 인구 약 20만 명 규모의 도시이지만, 생활 인프라는 수도권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대형마트, 병원, 영화관, 도서관, 커피거리 등이 모두 도심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커피 산업은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정착민들은 이곳의 카페 문화 속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쌓는다. 또한 강릉의 주민들은 대체로 온화하고 지역 연대감이 강하다. 새로 이사 온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인간적인 관계가 도시 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제공한다.
5. 강릉 정착의 장단점 요약
| 주거비 | 서울 대비 50% 이하 | 인기 지역(교동·안목)은 임대 경쟁 치열 |
| 교통 | KTX 접근성 우수, 시내버스 운행 안정 | 자차 없으면 이동 제약 존재 |
| 일자리 | 원격 근무자, 자영업자에게 유리 | 지역 내 오프라인 일자리 제한적 |
| 생활환경 | 바다·산·커피거리 등 여가 다양 | 겨울철 바람과 추위가 강함 |
| 인간관계 | 지역 공동체 유대감 강함 | 사생활 유지가 어렵다고 느끼는 이도 있음 |
6. 강릉이 정착지로 주목받는 이유
강릉은 단순히 ‘힐링의 도시’가 아니다. 이곳은 현대적 편의와 자연의 여유가 공존하는 드문 지역이다. 서울의 속도를 벗어나고 싶지만, 완전한 시골 생활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강릉은 적절한 균형점을 제공한다. 여기서는 매일 바다의 색이 달라지고, 커피 향이 시간마다 바뀐다. 그 미묘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 리듬을 되찾는다. 결국 강릉이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공기 좋은 도시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