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은 한때 강원도의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여름이 오면 전국 각지에서 서핑 보드를 싣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붐비고, 겨울이 되면 한적한 해변을 따라 걷는 정착민들의 발자국이 이어진다. 이 도시에는 ‘휴양지’와 ‘생활지’라는 두 얼굴이 공존한다. 서울에서 약 두 시간 반 거리의 이 해안 도시는,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양양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이유를 말한다. 빠른 속도의 도시 생활에 지쳐서, 혹은 자연과 함께 살아보고 싶어서다. 하지만 막상 살아보면 여행지의 낭만과는 다른 현실이 있다. 여름엔 사람이 몰려 시끄럽고, 겨울엔 문 닫은 가게가 늘어난다.
대신 그 속에서 생기는 ‘리듬의 차이’가 삶을 다르게 만든다. 누군가는 아침마다 바다를 보고 하루를 시작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작은 카페를 열어 천천히 손님을 맞는다. 이 글은 양양을 여행지로 보지 않고 ‘삶의 공간’으로 선택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작성된 리얼 가이드다. 주거비, 생활비, 일자리, 지역 분위기 등 실제로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체감한 현실적인 정보를 담았다. 화려한 광고 대신, 정착 후의 일상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바다를 마주한 도시 양양은 누군가에게는 자유의 상징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이 글은 그 경계에 선 사람들의 기록이다.

1. 양양의 첫인상 — 조용하지만 생동감 있는 해안 도시
양양에 처음 도착한 사람은 대부분 “작지만 감각적인 도시”라고 표현한다. 도심은 작고 조용하지만, 해안선을 따라 서핑숍, 로스터리 카페, 게스트하우스가 줄지어 있다. 특히 죽도해변, 남애항, 인구해변 일대는 젊은 층과 창업자들이 모여 활기를 띠는 곳이다. 양양의 특징은 자연과 상업이 조용히 공존한다는 점이다. 아침에는 어부들이 항구에서 고기를 내리고, 오후에는 서퍼들이 파도를 타며, 저녁에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같은 식당에 앉는다. 이러한 독특한 일상 리듬이 양양의 정체성을 만든다.
2. 주거비와 생활비 — 여름엔 비싸고, 겨울엔 여유롭다
양양의 주거비는 계절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2025년 기준으로 원룸은 보증금 500만 원, 월세 40만~50만 원 수준이지만, 7~8월 성수기에는 임대료가 일시적으로 20~30%가량 오르기도 한다. 전세는 5천만~9천만 원 정도로, 강릉보다 약간 저렴하다. 생활비는 1인 기준 월 80만~100만 원이면 충분하다. 농수산물이 풍부해 식비를 줄이기 쉽고, 시장이나 로컬 마켓을 이용하면 도심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장을 볼 수 있다. 다만, 겨울철에는 일부 식당과 카페가 휴업하기 때문에 생활 반경이 줄어든다. 즉, 양양은 계절에 따라 생활 패턴이 달라지는 도시다.
3. 일자리와 일의 형태 — 프리랜서와 창업자에게 열려 있는 곳
양양은 대기업이나 공장이 거의 없다. 대신 자유 직업군과 자영업자, 프리랜서가 많다. 특히 서핑숍, 카페, 소형 숙소를 운영하는 창업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또한 서울이나 다른 지역의 원격 근무자들이 이곳에서 장기 체류를 선택한다. 최근에는 코워킹 스페이스와 스튜디오형 숙소도 늘어나 디지털노마드에게도 매력적인 환경이 되고 있다. 정착민들은 공통적으로 “양양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직장을 옮기는 게 아니라, 일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이 도시는 ‘직업’보다 ‘자유로운 일의 형태’를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4. 교통과 생활 인프라 — 작지만 필요한 건 다 있는 도시
양양은 교통이 단순하다. 시내버스 노선은 많지 않지만, 대부분의 생활권이 도보 혹은 자전거로 이동 가능한 거리 안에 있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양양고속도로를 통해 2시간 반이면 도착한다. 최근 양양국제공항의 국내선 운항이 재개되면서 접근성이 조금 더 좋아졌다. 생활 인프라는 작지만 효율적이다. 대형마트 대신 로컬 마켓, 수산시장, 카페, 소형 병원이 중심 역할을 한다. 정착민들은 “필요한 건 다 있지만, 선택지는 많지 않다”고 말한다. 즉, 소박한 생활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불편하지 않은 도시다.
5. 양양 사람들과 지역 분위기
양양은 강원도의 다른 도시보다 개방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이유는 외지에서 온 젊은 창업자와 서퍼, 예술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도 관광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외부인에게 친숙하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인구가 줄어들고, 도시는 한층 조용해진다. 그 시기에는 지역 커뮤니티나 소모임을 통해 관계를 쌓는 사람이 많다. 양양의 인간관계는 ‘도시형 네트워크’보다는 ‘작은 마을의 연결’에 가깝다. 정착민들은 서로의 존재를 잘 알고,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받는다. 이 점이 양양의 따뜻한 매력으로 꼽힌다.
6. 양양 정착의 장단점 요약
| 주거비 | 서울 대비 매우 저렴 | 성수기엔 임대료 급등 |
| 생활비 | 로컬 시장 중심 생활로 절약 가능 | 겨울철 운영 가게 줄어듦 |
| 일자리 | 프리랜서·창업자·원격 근무자에게 유리 | 오프라인 일자리 한정적 |
| 교통 | 자차·도보 이동 편리, 서울 접근성 양호 | 대중교통 노선 적음 |
| 인간관계 | 개방적이고 따뜻한 분위기 | 계절별 인구 차이로 관계 변화 큼 |
7. 양양이 정착지로 매력적인 이유
양양의 진짜 매력은 ‘자유로움’이다. 이곳에서는 누군가의 시선보다 자신의 리듬에 맞춰 살아갈 수 있다. 아침엔 바다를 보고, 오후엔 일하고, 저녁엔 친구들과 불멍을 즐기는 단순하지만 충만한 일상이 양양의 일상이다. 누구에게나 맞는 도시는 아니지만, 자신의 속도대로 살고 싶은 사람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바다와 함께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양양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새로운 삶의 무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