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은 겉으로 보면 하나의 중견 도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동네별 체감 차이가 매우 큰 도시다. 같은 천안이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지만, 생활 방식·이동 동선·소비 구조·주거 만족도가 동네에 따라 거의 다른 도시처럼 갈린다. 그래서 천안 정착을 고민할 때 “천안이 살기 좋냐”라는 질문은 사실 의미가 없다. 정확한 질문은 “천안의 어느 생활권에서 살 것인가”다. 천안의 특징은 생활권이 자연스럽게 분절돼 있다는 점이다. 대중교통망이 서울처럼 촘촘하지 않고, 상권과 주거지가 명확히 나뉘어 있어 한 동네의 장점을 다른 동네에서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집 위치 선택이 곧 생활 패턴 선택으로 이어진다.
출퇴근이 편해지는 대신 주거비가 오르거나, 조용한 대신 이동 피로가 쌓이거나, 상권은 좋지만 혼잡을 감수해야 하는 식이다. 특히 정착 관점에서는 단기 편의보다 장기 피로도가 중요하다. 처음 몇 달은 괜찮아 보여도, 1년·2년이 지나면서 “왜 이렇게 이동이 귀찮지”, “생활비가 생각보다 안 줄어드네” 같은 체감이 쌓이는 동네가 있다. 반대로 처음엔 무난해 보여도 시간이 갈수록 안정감이 커지는 동네도 있다. 이 글에서는 천안을 신도시형 생활권, 기존 도심형 생활권, 주거 특화·외곽형 생활권으로 나누고, 각 동네를 실제 거주자의 하루 기준으로 세부 분석한다.

1. 불당동 — 천안에서 가장 ‘도시다운’ 생활권
불당동은 천안에서 가장 신도시 성격이 강한 지역이다. 대형 아파트 단지, 병원, 학원, 카페, 상업시설이 밀집돼 있어 생활 인프라 완성도가 높다.
생활 체감 특징
- 병원, 마트, 음식점 접근성 매우 좋음
- 도보 생활 가능 범위가 넓음
- 생활이 편한 대신 지출 유혹이 많음
정착 관점 : 편의성은 최상급이지만, 주거비와 생활비가 천안 평균보다 높다. 관리하지 않으면 서울 외곽과 큰 차이가 없어질 수 있다.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1~2인 가구, 맞벌이 가구에 적합하다.
2. 두정동 — 주거와 상권이 균형 잡힌 현실적인 선택지
두정동은 불당동보다 조금 덜 화려하지만, 생활의 균형이 잘 잡힌 동네다. 상권과 주거지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고, 직장인·자취생 비율이 높다.
생활 체감 특징
- 음식점, 병원, 생활 편의시설 충분
- 원룸부터 아파트까지 주거 선택 폭넓음
- 불당보다 혼잡도 낮음
정착 관점 : 천안에서 장기 거주 만족도가 높은 동네 중 하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생활을 원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3. 쌍용동 — 생활 인프라는 강하지만 노후감이 있는 지역
쌍용동은 천안의 대표적인 기존 주거 밀집 지역이다. 상권과 교통은 강하지만, 건물 노후도가 체감된다.
생활 체감 특징
- 병원, 상점, 대중교통 이용 편리
- 생활비 관리가 쉬운 구조
- 주거 환경은 호불호 큼
정착 관점 : 주거비를 낮추고 생활 인프라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다만 주거 환경 민감도가 높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4. 신부동·성정동 — 교통과 상업 중심, 피로도도 높은 지역
천안의 구도심 상권과 교통 중심지다. 터미널, 상업시설, 유동 인구가 많다.
생활 체감 특징
- 이동 편의성 우수
- 상권 접근성 최상
- 소음, 혼잡, 주차 스트레스 존재
정착 관점 : 단기 거주나 직장 접근성 위주라면 괜찮지만, 장기 정착에는 피로도가 누적되기 쉽다.
5. 청수동 — 조용한 주거 특화 지역
청수동은 행정타운과 주거 중심으로 형성된 비교적 신흥 주거지다.
생활 체감 특징
-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
- 상권은 부족
- 자차 의존도 높음
정착 관점 : 아이 있는 가구나 조용한 생활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혼자 사는 경우에는 다소 심심할 수 있다.
6. 목천읍·동남구 외곽 — 저렴하지만 철저한 자차 생활권
천안 외곽 지역은 주거비가 낮지만 생활 인프라 접근성이 떨어진다.
생활 체감 특징
- 월세·전세 저렴
- 이동 시간과 비용 누적
- 생활 계획 필수
정착 관점 : 주거비 절감 목적이 명확한 경우에만 추천된다.
천안 정착의 성패는 ‘동네 선택’에서 이미 결정된다
천안은 평균으로 보면 무난한 도시지만, 그 평균은 실제 생활을 설명하지 못한다. 불당동과 외곽 지역의 생활 체감은 생활비, 이동 패턴, 하루의 리듬까지 전혀 다르다. 그래서 천안에서의 정착은 도시 선택이 아니라 생활권 선택이다. 특히 장기 거주를 전제로 한다면, 단기 편의나 집값만 보고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 처음엔 괜찮아 보여도, 매일 반복되는 이동과 소비, 생활 리듬의 불편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느껴진다. 반대로 완벽해 보이진 않아도 생활 동선이 자연스럽고 예측 가능한 동네는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도가 올라간다. 천안은 선택지를 강요하지 않는 도시다. 하지만 선택의 결과는 분명하게 돌아온다. 생활비를 아끼고 싶다면 상권 밀집 지역을 피해야 하고, 편의성을 원한다면 주거비 상승을 감수해야 한다. 이 균형을 어디에 둘 것인지가 천안 정착의 핵심이다. 결국 천안에서 잘 산다는 것은 “좋은 동네에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동네를 정확히 고르는 것이다. 그 선택만 제대로 하면, 천안은 빠르게 질리지 않고 오래 살아도 부담이 적은 도시가 된다.